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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풍요/공간

공간은 인간을 어떻게 바꾸는가? – 『공간 인간』을 통해 본 현대인의 삶

by 우정_[우리삶의정원] 2025. 5. 10.

공간이란 무엇인가 – 단순한 배경이 아닌 ‘능동적 주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간을 단순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현준 교수는 공간이 자체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능동적인 존재라고 주장한다. 그는 공간이 인간의 움직임을 설계하고, 사람 사이의 관계 맺음을 조정하며,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구조까지 바꾼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학교의 복도가 일직선으로 되어 있다면 학생들은 수업이 끝난 바로 교실을 빠져나가고 사람들과의 우연한 만남은 줄어들게 된다. 반면에 ‘ㄷ’자나 ‘ㅁ’구조의 복도는 이동 다른 친구와 자연스럽게 마주치게 되고, 이는 새로운 관계 형성으로 이어질 있다.

공간은 또한 권력을 시각화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고위직 사무실이 일반 직원보다 높은 층에 배치되거나, 진입로가 길게 형성된 집의 구조는 권위와 거리감을 상징한다. 이처럼 공간은 사람에게 ‘지시’하지 않지만, 공간의 형태와 흐름은 행동을 유도하고 사고방식을 유연하게 조정한다. 이는 곧, 공간이 보이지 않는 언어로 인간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공간은 인간을 어떻게 바꾸는가

 

한국 사회와 공간의 문제 – ‘기능’남고 ‘의미’사라졌다

한국의 도시 개발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고, 과정에서 공간의 철학적 의미보다는 기능성과 경제성이 우선시되었다. 특히 아파트 단지는 거의 비슷한 구조로 반복되며, 지역마다의 정체성과 다양성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유현준 교수는 부분을 강하게 비판하며, 한국 사회의 공간이 점점 ‘기계적인 틀’고정되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비슷한 공간에 거주하며 비슷한 삶을 살아간다. 이런 공간의 획일화는 결국 인간관계의 획일화로 이어진다.

학교 건축 역시 예이다. 대부분의 학교는 정형화된 직사각형 교실과 복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조는 아이들의 창의적 사고보다는 규칙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적합하다. 교육은 다양성과 사고 확장을 요구하지만, 공간은 오히려 수직적인 위계 구조와 획일화를 강조한다. 공간이 가진 물리적 한계가 교육의 철학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처럼 공간이 인간의 행동을 ‘설계’한다는 관점을 무시하면, 사회는 점점 감정이 메마르고, 효율만 추구하는 구조로 변화하게 된다. 공간은 사람을 ‘편리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이면에 인간다운 감정과 다양성을 지워버릴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공간이 인간을 바꾼다 – SNS디지털 공간의 등장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며 인간은 이제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가상의 공간에서도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유현준 교수는 책에서 디지털 공간이 물리적 공간만큼이나 인간의 사고와 관계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SNS는 ‘보여주는 공간’이며, 사람들은 공간에서 자신을 연출하고, 비교하고, 평가받는다.

디지털 공간은 무한한 연결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깊이 있는 관계를 어렵게 만든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카페나 공원에서 대화를 나누며 관계를 쌓았다면, 이제는 채팅창이나 댓글로 소통한다. 과정에서 감정의 온도는 점점 낮아지고, 인간관계는 피상적으로 변해간다. 공간이 달라지면 사람의 행동도 달라지고, 인간관계의 방식까지 변형된다.

특히 스마트폰이라는 개인화된 공간은 사람을 ‘혼자이지만 연결된’ 존재로 만든다. 이는 공간이 인간의 존재방식까지 재정의하고 있다는 의미다. 디지털 공간이 인간의 정체성과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공간을 물리적 영역에만 한정해서는 된다는 중요한 경고이기도 하다.


결론 –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이 삶을 바꾸는 첫걸음이다

공간은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틀이다. 사람은 안에서 살아가며 공간이 제공하는 구조에 맞춰 사고하고 행동한다. 『공간 인간』공간이 인간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다양한 예시를 통해 보여주며, 우리가 얼마나 공간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공간이 바뀌면 사람의 행동이 달라지고, 이는 사회 전반의 문화와 가치까지도 변화시킬 있다.

따라서 공간을 다시 바라보는 시도는 단순히 건축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을, 공동체를, 나아가 사회를 바꾸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이제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의 힘을 인식하고, 공간을 인간 중심적으로 다시 설계하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때다.